무려 2000년의 역사를 가진 포르투는 리스본보다 더욱 빈티지한 낭만이 있다. 마치 연필로 스케치한 그림처럼 투박하지만 왠지 모를 아련함이 느껴지는 것. 거대한 도루강(Douro river)이 굽이굽이 흐르는 강변을 따라 빛바랜 건물이 촘촘이 늘어서 있고, 노오란 불빛 아래에는 포트와인의 달콤함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에디터 민다엽
2000년 역사를 가진 고대 도시
포르투 역사지구 Historic Centre of Porto
포르투갈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인 포르투는 무려 2000년의 역사를 가진 고대 도시. 1996년 지역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도시 이름은 로마어로 항구를 뜻하는 ‘포르투스(Portus)’에서 유래 했다. 포르투갈(Portugal)의 기원이 된 도시이자 대항해시대에 해양 무역의 거점이던 포르투는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기원전 1세기 고대 로마인이 이베리아반도를 점령하면서 시작된 것. 긴 시간 동안 흥망성쇠를 거듭한 만큼 신고전주의와 로마네스크,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 등 시대별로 변화한 문화적 가치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1000년이 훌쩍 넘은 오래된 유적은 긴 시간을 견디며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또 수백 년은 족히 넘었을 법한 낡은 건물조차 허물지 않고 개조해 주민들의 주거지나 여행자의 숙소, 또는 레스토랑과 카페 등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도시 풍경은 역사적·미적으로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아줄레주 가득한 대성당의 존재감
포르투 대성당 Sé do Porto
포르투 대성당은 포르투 중심에 있는 로마 가톨릭의 대표적인 성당. 도시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 중 하나로 고딕 양식으로 꾸며진 묵직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과거 대주교가 있던 포르투 대성당의 웅장한 예배당과 회랑 벽면을 가득 메운 대형 아줄레주가 특징. 다른 성당과 비교해 크게 화려하진 않지만, 차분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로 대성당의 존재감을 보여준다. 대주교의 집무실에는 그들이 실제 사용했던 물건과 유물이 전시돼 있고, 꼭대기에서는 주황색 지붕으로 가득한 도시의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포르투 대성당 앞은 최고의 포토 스폿이기도 하다. 난간에서 건물을 등진 채 사진을 찍으면 포르투의 빨간 지붕과 저 멀리 클레리구스 종탑이 보이는 액자 같은 인생 컷을 건질 수 있다.
▒ 주소 Terreiro da Sé, 4050-573 Porto
▒ 전화 +351-22-205-9028
▒ 운영시간 09:00~17:30
▒ 홈페이지 diocese-porto.pt
해리포터 성지순례
렐루 서점 Livraria Lello
포르투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이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베스트셀러 <해리포터> 시리즈를 탄생시킨 조앤 롤링(J. K. Rowling)이 영감을 받은 곳으로, 전 세계 수많은 해리포터 팬의 성지순례가 이어진다.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천장과 고풍스러운 목재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렐루 서점은 파리의 라파예트 백화점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 됐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목재 장식은 사실 콘크리트에 나무 질감을 입힌 것인데, 정말 감쪽같다. 해리포터 호그와트 마법 학교의 움직이는 계단의 모티프가 된 중앙의 빨간 계단에서 인증 샷은 필수, 아름다운 서점 곳곳을 눈에 담아보자. 렐루 서점에 들어가기 위해선 바로 옆 매표소에서 5유로의 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 책을 구입하면 입장권 가격만큼 할인해 주니 마음에 드는 책이 있다면 나중에 후회 말고 과감하게 구입해 보길. 오직 렐루 서점에서만 구할 수 있다는 어린 왕자 스페셜 에디션도 놓치지 말자.
▒ 주소 R. das Carmelitas 144, 4050-161 Porto
▒ 전화 +351-22-200-2037
▒ 운영시간 09:30~07:00
▒ 홈페이지 livrarialello.pt
아줄레주 벽화가 가득한 영혼의 예배당
알마스 성당 Capela das Almas de Santa Catarina
건물 전체가 아줄레주 벽화로 둘러싸여 있는 알마스 성당은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만큼 화려하다. ‘영혼의 예배당’으로 불리는 알마스 성당은 위대한 순교자 산타 카타리나(Almas de Santa Catarina)의 영혼을 찬양하기 위해 지어졌다. 건물 외벽을 이루는 거대한 아줄레주 역시 산타 카타리나의 순교와 성 프란체스코의 죽음을 묘사한 것. 내부는 규모가 작고 크게 볼 것도 없지만, 정교하게 꾸며진 화려한 아줄레주 작품을 바로 앞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선 가치가 충분하다. 워낙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라 완벽한 인생샷을 찍고 싶다면 아침 일찍 방문하길 권한다.
▒ 주소 Rua de Santa Catarina 428, 4000-124 Porto
▒ 홈페이지 diocese-porto.pt
야경을 책임지는 최고의 스폿
동 루이스 1세 다리 Ponte Luís I
포르투의 아름다운 밤을 책임지는 최고의 스폿. 동 루이스 1세 다리는 히베이라와 빌라노바드가이아를 잇는 거대한 2층 철교로 우아한 아치가 매력적이다. 너비 8m, 높이 85m로 하층에는 자동차, 상층에는 전철이 지나며 걸어서도 건널 수 있다. 프랑스의 건축가 구스타브에 펠의 제자이던 테오필 세이리그(Théophile Seyrig)가 설계를 맡아 파리의 에펠탑과 같은 느낌이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동 루이스 1세 다리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아름다운 곡선을 따라 노란 불빛이 반짝거리는 모습은 에펠탑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없다.
▒ 주소 Pte. Luiz I, Por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