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던 성수동에 또 다른 바람이 분다. 이번엔 성수동의 북쪽이다.
에디터 박진명 / 사진 권태헌
기분 좋은 취흥
윕 성수
공장이었던 낡은 건물에 터를 잡은 윕 성수는 작년 8월 가오픈을 했고 그해 11월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최대한 이곳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위해 건물 본연의 외관이나 분위기를 그대로 따랐다. 애써 칠해놓은 페인트를 그라인더로 갈아 조금 더 와일드하게 공간을 꾸몄다. 윕 성수는 호주에서 프랑스 요리를 공부한 동생의 요리 실력과 누나의 감각이 한데 어우러져 명실상부 북성수의 대표 음식점으로 자리 잡았다. 호주에서는 맛볼 수 있지만 국내에는 없던 요리를 비롯해 화려한 라인업의 와인으로 메뉴를 채웠다. 이를테면 소의 뱃살 아래 부위에서 추출한 고기로 만든 플랭크 스테이크가 그렇다. 윕 성수에서는 기름기가 많지 않은 이 부위를 수비드 방식으로 조리해 부드럽게 으깬 감자와 팥, 그리고 칠리 버터를 함께 곁들였는데 이곳의 시그너처 메뉴로 사랑받고 있다.
▒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4가길 5 ▒ 전화번호 02-6951-1005 ▒ 운영시간 평일 11:30~23:00(브레이크 타임 15:00~17:30)
▒ 월요일 휴무
▒ 가격 플랭크 스테이크 3만원, 바지락 오일 링귀니 파스타 1만7000원
중세 유럽으로의 시간 여행
다르시
고풍스러운 고가구로 가득 찬 다르시는 성수동 북쪽에서도 더 안쪽에 자리 잡은 카페다. 유동인구가 적은 곳이라 알고서 찾아와야 하지만 성수동 골목 곳곳을 누비다 우연히 만나면 더 좋을 이 카페는 중세 유럽으로의 시간 여행을 안내한다. 널찍한 매장 한쪽에는 앤티크 소품으로 꾸며 포토존을 마련했고 테이블이나 의자 역시 묵직한 아이템으로 분위기를 더했다. 운영자는 쉴 새 없이 돌아가는 회사 생활에 지쳐 본인의 쉴 틈을 벌기 위해 이 카페를 오픈했다. 본인이 이곳에서 위로받는 것처럼 다르시를 찾는 손님들도 같은 마음이길 바란다고. 무르익은 분위기만큼이나 다르시는 아메리카노가 맛있다. ‘크로플 맛집’이라고도 불리는데, 특히 크로플 위에 브라운 치즈를 듬뿍 얹은 브라운치즈 크로플도 단맛과 짠맛이 잘 어우러져 인기가 많다.
▒ 주소 서울시 성동구 성수일로12가길 10 1층
▒ 전화번호 010-5245-5058
▒ 운영시간 매일 12:00~21:00, 화요일 휴무
▒ 가격 크로플 8500원, 아메리카노 4000원
날마다 다른 진짜 작품
진작 다이닝
‘진짜 작품’과 ‘진작에 가볼 걸’이라는 의미의 진작이 을지로에 이어 성수 본점을 오픈했다. 이곳 성수동에서는 ‘진작 다이닝’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오래전부터 성수동을 눈여겨보고 있던 차에 진작이 보여주고 싶은 규모의 건물을 발견했다. 아직 빛을 보지 못한 골목에서 진작이 선두로 나서서 상권을 번영시키고 싶다라는 도전 의식도 있었다. 그렇게 탄생한 진작 다이닝은 ‘클래식과 내추럴’이라는 방향성을 갖고 유행에 매몰되기보다 사람들이 평온하게 느낄 수 있는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다. 돌과 나무라는 속성을 이용해 공간을 꾸몄고 화려한 식물보다는 수수한 나무를 배치해 아늑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형성했다. 대표 메뉴로는 매일 직접 해체하는 참치를 잘게 다져 장어, 새우튀김, 박고지, 우엉 등을 가득 채운 후토마키와 다진 돼지고기와 마제 소스를 곁들인 마제파스타, 그리고 등심과 안심, 새우튀김, 멘치카츠를 한 상에 내어주는 모듬카츠가 있다.
▒ 주소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로14나길 10
▒ 전화번호 02-464-4484
▒ 운영시간 평일 11:30~22:00 (브레이크 타임 15:00~17:00), 주말 11:30~21:30
▒ 가격 후토마키 1만5900원, 마제파스타 1만3900원, 모듬카츠 1만7900원
솔솔 부는 버터 향의 종착지
온더
성수동 북쪽 작은 골목에는 버터 향이 솔솔 분다. 기분 좋은 향을 따라 가보니 아기자기한 디저트 전문점이 나타났다. 작년 8월에 오픈한 온더는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다 귀국한 파티시에의 작업장이자 프랑스 디저트 전문점이다. 복작거리는 성수 메인 로드에서 살짝 떨어진 골목에 눈길이 가 이쪽에 자리를 잡았다. 입구에는 어닝을 설치해 양쪽에 테이블 두 개를 배치했다. 테이크아웃 전문점이지만 온더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테이블을 둔 것. 날씨가 어떻든 이곳에 앉아 있으면 버터 향과 분위기에 기분이 좋아질 것만 같다. 디저트 종류는 갸또류를 포함해 구움 과자, 크루아상, 팽오쇼콜라 등 15~20가지 정도다. 크루아상의 표면이 오돌토돌하게 거친 것이 다른 베이커리 제품과는 다르다. 이유는 계란물을 바르지 않아서다. 프랑스산 버터의 향과 맛을 가리고 싶지 않아 계란물을 과감히 뺀 것이 특징. 버터와 우유, 두 가지만 첨가해 담백한 맛을 자랑하는 크루아상을 필두로 다양한 프랑스 디저트를 맛보기 위해 발품을 팔아봐도 좋다.
▒ 주소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로14길 23 1층
▒ 전화번호 02-6498-5006
▒ 운영시간 화~토요일 11:30~18:00, 일·월요일 휴무
▒ 가격 크루아상 3600원, 팽오쇼콜라 4000원